어떤 찻주전자와 찻잔을 사용할까
티를 마실 때 어떤 찻주전자를 사용하는 게 좋을까요? 은제 주전자와 도자기 모두 보온성과 추출성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은제 주전자는 광택이 빨리 사라지기 때문에 자주 닦아 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도자기는 닦아줄 필요는 없으나 파손되기 쉬워서 사용 시 주의해야 합니다. 소의 뼛가루를 넣어 구운 본차이나 도자기가 유명한데요. 경도가 높고 보온성이 훌륭하다고 합니다.
찻주전자의 형태는 길쭉하거나 복잡한 것보다는 둥근 것이 좋습니다. 둥근 찻주전자에서 찻잎이 잘 퍼지면서 우러나며, 점핑이 잘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물을 따르는 부분은 짧은 게 좋습니다. 그 부분이 길고 가늘면 물때나 찻잎의 섬유질이 남아 있어서 홍차의 향미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찻주전자 안에 스트레이너가 장착되어 있는 경우 점핑이 잘 일어나지 못하고 오염의 원인이 됩니다.
다음으로 찻잔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작은 찻잔을 다완(茶碗)이라고 부릅니다. 다완은 17세기 후반에 중국에서 티와 함께 전해져 왔습니다. 처음에는 받침 접시가 없었습니다. 이후 목재 접시와 도자기 접시가 등장하였고, 그에 따라 찻잔의 형태가 조금 커졌습니다. 18세기 초에는 런던에서 손잡이가 달린 찻잔이 만들어졌습니다. 도자기 맥주잔을 본뜬 것으로 손잡이가 한쪽이나 양쪽에 달려있었다고 합니다. 18세기 말에는 찻잔이 더 커지면서 손잡이 없이 들기 불편해지자, 한쪽에 손잡이가 달린 형태가 보편화되었습니다.
찻잔의 형태는 입을 댔을 때 감촉이 부드러우면서 향을 잘 느낄 수 있도록 얇게 변화해왔습니다. 가장자리가 벌어지고 깊이가 얕은 찻잔으로 티를 마시면 찻잔 바닥에서 반사되어 오는 아름다운 찻빛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아름다운 찻잔은 맛과 향, 찻빛, 그리고 연출 모두를 고려하여 완성된 모습입니다.
그 밖의 다른 도구들
홍차를 연수(soft water)로 우리는 경우에는 물을 끓이는 주전자를 선택할 때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금속 성분이 있는 철제 주전자로 물을 끓여서 홍차를 우릴 경우, 찻빛의 투명도가 낮고 탁해지며 무거운 떫은맛이 나기도 합니다. 홍차 속 카테킨이 철분, 마그네슘, 칼슘 등과 만나면서 찻빛부터 맛과 향이 변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리, 알루미늄, 유리, 스테인리스, 법랑으로 만든 주전자로 끓인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수(hard water)로 홍차를 우릴 때에는 철제 주전자로 물을 끓여도 홍차의 향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티 스푼(tea spoon)은 찻잎을 떠서 찻주전자에 넣거나, 우려낸 티에 설탕이나 우유를 넣고 휘저을 때 사용합니다.
스트레이너(strainer)는 찻잎을 걸러내는 거름망입니다. 홍차를 마실 때는 찻잎을 제거해야 깔끔한 향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섬유질이 있으면 떫은맛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티 볼 스트레이너(tea ball strainer)는 반구 모양 거름망 두 개를 합친 원 모양의 스트레이너입니다. 찻잎을 넣은 티 볼 스트레이너를 찻주전자 안에 넣어서 홍차를 우립니다. 찻잎이 스트레이너 안에 갇혀 있기 때문에 점핑이 잘 일어나지 않아 홍차의 향미가 약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핫 워터 저그(hot water jug)는 뜨거운 물을 담아 놓는 주전자로, 기호에 따라 홍차를 즐기고 싶을 때 사용합니다. 찻주전자가 아닌 찻잔에 뜨거운 물을 추가하여 농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찻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는 안 됩니다. 수분을 머금고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연한 찻잎이 뜨거운 물을 맞게 되면 미세한 섬유질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럴 경우 홍차의 찻빛이 탁해지고 떫은맛이 강해집니다. 섬유질을 마시지 않는 홍차와 달리, 녹차를 마실 때는 뜨거운 물을 여러 번 더 넣으며 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티 코지(tea cozy)는 찻주전자를 감싸는 덮개로, 티타임을 즐기는 동안 홍차의 온도가 낮아지지 않게 도와줍니다. 홍차를 다 우리고 나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찻잎에 뜨거운 물을 붓자마자 티 코지를 덮으면 찻잎이 계속 물에 떠있어서 점핑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야외에서 티타임을 가지거나 겨울에 유용한 도구입니다.
티 바스켓(tea basket)은 야외에서 티타임을 가질 때 찻주전자, 찻잔, 티 스푼, 다과 등을 담아 가는 바구니입니다.
티 타월(tea tower)은 테이블 위에 놓인 찻주전자나 찻잔, 다과를 덮거나 연출용으로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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